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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들] 잊을 수 없는 이야기, 정의와 용서 그리고 회복, 부모의 책임 잊을 수 없는 이야기 2023년 개봉한 한국 영화 '소년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정적으로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입니다. 특히 40대 초반의 기혼 여성, 즉 자녀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이 영화를 바라보면 단순한 범죄 영화 그 이상으로 다가옵니다. 영화는 1999년 익산 약촌오거리에서 벌어진 살인사건과 그 이후 벌어진 사회적 부조리, 그리고 그 안에서 희생된 소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누명을 쓰고 10년 넘게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청소년의 삶은, 자식을 둔 엄마라면 누구나 감정이입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입니다. 처음 이 영화를 접했을 때, 저는 단지 범죄 사건을 다룬 사회 고발 영화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보기 시작하니,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몰입하게 되었고, 감정의 소용돌이.. 2025. 7. 19.
[창가의 토토] 되돌아보는 어린 시절, 가정과 사회에 주는 깊은 울림, 순수함과 위로 토토와 함께 되돌아보는 어린 시절 주인공 토토는 학교에서 산만한 아이로 낙인찍혀 퇴학을 당하게 됩니다. 한창 호기심 많고 질문이 많은 나이지만, 기존 학교에서는 그런 성향을 받아주지 못하고 오히려 문제아로 취급하게 됩니다. 부모 입장에서 이 장면은 너무나도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요즘 교육 환경에서도 아이가 다소 활발하거나 자기표현이 강하면 '주의 부족', 'ADHD' 같은 말이 쉽게 나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시선에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이의를 제기합니다. 토토는 '도모에 학원'이라는 특별한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되는데, 이곳에서는 아이들의 성향을 억누르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선생님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고, 일률적인 수업이 아닌 각각의 관심사.. 2025. 7. 19.
[다음 소희] 우리 아이도 언젠가, 실습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는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할까? 우리 아이도 언젠가 사회로 나간다 영화 '다음 소희'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단순한 사회 드라마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감정은 단순한 연민이나 슬픔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엄마로서 느끼는 무력감, 그리고 어른으로서의 책임감이었습니다. '우리 아이가 저런 상황을 겪는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자, 눈시울이 붉어지고 가슴이 저려왔습니다. 소희는 특성화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평범한 10대 소녀입니다. 그녀는 교과 과정의 일환으로 콜센터에 실습을 나가게 되고, 처음에는 설레는 마음으로 출근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소희는 고객들의 폭언, 관리자들의 무관심, 그리고 실적 압박이라는 현실 앞에 점점 무너져 갑니다. 하루하루가 고통이고, 구조적인 .. 2025. 7. 18.
[도리화가] 여성의 꿈과 전통의 경계, 가족의 틀 안에서, 자아의 아름다움 여성의 꿈과 전통의 경계에서 피어난 감동 영화 '도리화가'는 조선 후기 실존 인물인 진채선과 신재효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작품입니다. 이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때, 한 여성이 전통과 규범 속에서 자신의 꿈을 좇는 모습이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40대 초반, 결혼 후 가정을 돌보며 살고 있는 제 입장에서는 진채선이 보여주는 용기와 결단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여성은 늘 누군가의 딸이자 아내, 엄마로 불리지만, 진채선은 그 틀을 깨고 '나'라는 존재로 서기 위해 목소리를 냈습니다. 그 시대, 여성이 공공연히 노래하는 것은 금기였지만 그녀는 스승 신재효의 인정을 받고, 판소리의 주역이 되어 갑니다. 영화는 전통예술의 가치와 함께 여성의 자아실현이라는 주제를 매우 조화롭게 풀어냅니다. 특히 영화 속에서.. 2025. 7. 18.
[아는 여자] 평범한 일상 속 마주한 인연, 놓치고 있는 것들, 감정은 나이를 묻지 않습니다 평범한 일상 속 마주한 인연 2004년에 개봉한 한국 영화 '아는 여자'는 장진 감독의 따뜻한 감성이 담긴 로맨스 영화입니다. 이선균과 강혜정이라는 두 배우가 만들어내는 섬세하고도 자연스러운 호흡은, 자극적이지 않지만 오래도록 여운을 남깁니다. 특히 기혼 여성, 그중에서도 저처럼 40대 초반의 아내이자 엄마로 살아가는 입장에서 보면, 이 영화는 마치 잊고 지내던 마음의 언어를 다시 떠올리게 해 줍니다. 영화의 시작은 지극히 평범합니다. 주인공 철수(이선균 분)는 평범한 회사원이자 내성적인 남성이고, 동지(강혜정 분)는 병원에서 일하는 조금은 엉뚱하지만 따뜻한 여성입니다. 두 사람은 우연한 계기로 서로를 알게 되고, 그저 '아는 여자'로 시작된 관계는 점점 더 가까워집니다. 사랑이라는 거창한 단어 없이도,.. 2025. 7. 17.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그 시절의 설렘, 잊고 있던 사랑의 진심, 조용한 위로와 감정의 회복 시간이 흘러도 가슴을 간질이는 그 시절의 설렘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며 바쁘게 살아온 지난 10여 년 동안, 저에게 로맨스 영화란 그저 지나가는 오락거리 중 하나였습니다. 현실의 무게가 점점 짙어질수록 사랑은 점차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감정보다는 책임이 앞서는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오랜만에 다시 본 영화 한 편이 제 마음속 감정의 먼지를 털어주었습니다. 바로 2003년 개봉한 한국 로맨스 영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입니다. 이 영화는 배두나(정현채 역)와 김남진(김동하 역)의 풋풋한 케미스트리로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아 있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처음 본 20대의 저와, 지금 40대 초반의 기혼 여성이 되어 다시 본 제 감상은 사뭇 다릅니다. 젊은 시절에는 단순히 사랑이.. 2025. 7.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