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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모이] 잊혀진 말, 지키고 싶은 것들 이름, 오늘의 말모이 잊혀진 말, 잊혀진 마음 40대를 넘어선 지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살아온 시간 속에서 '말'이라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었는가, 혹은 얼마나 무심하게 흘려보냈는가. 말은 사람 사이를 잇는 다리이자, 마음을 나누는 창구이며, 때로는 한 사람의 삶을 바꾸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에 치이며, 우리는 점점 말의 본질을 잊고 살아가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영화 '말모이'는 그런 저의 생각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았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조선어학회와 일본어 탄압이라는 역사적 배경을 다룬 시대극처럼 보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제게 던진 질문은 단순히 과거사에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같았습니다. 바로 "당신은 지금 어떤 말.. 2025. 4. 26.
[어부바] 삶의 무게 속에서, 잃어버린 것들, 나를 위한 작은 변화 삶의 무게 속에서 영화 '어부바'를 처음 봤을 때, 그저 또 하나의 가족 영화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가족 간의 사랑, 갈등, 그리고 화해를 다룬 평범한 이야기일 것이라 생각했죠. 하지만 영화가 끝난 후, 그 예상은 전혀 맞지 않았음을 깨달았습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한 가족의 이야기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 그리고 많은 이들이 겪고 있는 내적 갈등과 변화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전달해 주었습니다. 특히 40대 여성으로서 주인공이 겪는 삶의 무게와 내적 갈등은 제게 너무나 친숙하고, 동시에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은 직장과 가정, 그리고 사회적 역할을 감당하며 점차 자신을 잃어가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원했는지를 다시 한번 되짚어 보게 됩니다. 40대에 접어든 저는.. 2025. 4. 26.
[세기말의 사랑] 나와 닮은 인물들, 사랑이란 이름으로, 새로운 시작 세기말의 끝자락, 나와 닮은 인물들 영화 '세기말의 사랑'을 처음 접했을 때, 제목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정서에 이끌려 극장을 찾았습니다. 영화의 제목이 주는 인상만으로도 어떤 깊은 감정이 담겨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막상 영화가 시작되고 나서 느낀 감정은 그 예상 이상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멜로도 아니고, 가볍게 볼 수 있는 로맨스물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40대 중반을 지나며 느끼는 공허함, 이제는 익숙해졌지만 마음속 한구석이 계속 시큰한 외로움, 그리고 지나간 사랑에 대한 회고가 영화 곳곳에서 짙게 배어 나왔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마치 제 마음을 들여다본 듯한 거울 같았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전형적인 연인상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이들은 모두 인생에서 .. 2025. 4. 25.
[아이 캔 스피크] 말의 무게 그리고 용기, 외면해 온 진실, 누군가의 증언자 나이 들어 알게 된 말의 무게 그리고 용기 40대가 되니 예전엔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고, 들리지 않던 말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같은 영화를 다시 보아도 전혀 다른 이야기처럼 다가오곤 하죠. 영화 '아이 캔 스피크' 역시 그렇습니다. 처음 개봉했을 때 이 영화를 보았을 땐 위안부 할머니의 이야기로 받아들였던 기억이 납니다. 안타까운 역사, 그리고 피해자들의 용기를 조명한 영화라 생각했었죠. 그런데 몇 년이 흐른 지금, 다시 이 영화를 마주한 저는 전혀 다른 감정을 느꼈습니다. 이 영화는 단지 과거의 아픔을 고발하는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말하고 싶어도 말할 수 없었던 사람들의 침묵을 깨는 용기에 관한 이야기였던 것입니다. 영화 속 나옥분 할머니는 처음에는 다소 불편한 인물로 다가옵니다. 구청에 민.. 2025. 4. 25.
[교토에서 온 편지] 감정의 재발견, 말하지 못한 마음, 나를 다시 쓰는 시간 잊혀진 감정의 재발견: 교토에서 온 편지를 펼치며 누구나 마음속 어딘가에 차마 꺼내지 못한 편지 한 장쯤은 품고 살아갑니다. 저 역시도 그렇습니다. 결혼과 육아, 직장생활이라는 세 개의 축 위에서 하루하루를 쳇바퀴처럼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나'라는 존재가 흐릿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그렇게 문득 멈춰 서게 되는 날엔, 서랍 깊숙이 넣어두었던 오래된 사진첩이나 편지를 꺼내보곤 합니다. 그 속에는 시간이 지나도 쉽게 바래지 않는 감정이 조용히 숨 쉬고 있지요. 영화 '교토에서 온 편지'는 그런 저의 내면에 조심스럽게, 그러나 깊이 스며들었습니다. 이 영화는 일본 교토를 배경으로, 서울에서 바쁘게 살아가던 주인공이 오래전 돌아가신 할머니로부터 받은 편지를 계기로 교토로 떠나는 여정을 그립니다. 단순한 장.. 2025. 4. 24.
[3일의 휴가]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 엄마의 마음, 삶과 죽음 사이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의 문을 열며: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어느덧 마흔이라는 숫자에 도달한 지금, 삶의 굴곡을 하나둘씩 겪으면서 가장 자주 떠오르는 얼굴은 다름 아닌 '엄마'입니다. 바쁘게 하루를 보내다가도 문득 거울 속 제 모습을 바라보게 되면, 어릴 적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엄마의 모습이 제 얼굴에 오버랩되어 보입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단순히 숫자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삶을 조금씩 이해해 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제 마음을 뒤흔든 영화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3일의 휴가'입니다. 영화는 죽은 어머니가 단 3일간 휴가를 받아 이승에 내려온다는 판타지적인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비현실적인 이야기라 생각했지만, 영화를 보면서 그 속에 담긴 감정들은 너무도 현실적이고 생생.. 2025. 4.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