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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소희] 우리 아이도 언젠가, 실습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는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할까?

by dall0 2025. 7. 18.

[다음 소희] 우리 아이도 언젠가, 실습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는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할까?
[다음 소희] 우리 아이도 언젠가, 실습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는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할까?

 

우리 아이도 언젠가 사회로 나간다

 

영화 '다음 소희'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단순한 사회 드라마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감정은 단순한 연민이나 슬픔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엄마로서 느끼는 무력감, 그리고 어른으로서의 책임감이었습니다. '우리 아이가 저런 상황을 겪는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자, 눈시울이 붉어지고 가슴이 저려왔습니다. 소희는 특성화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평범한 10대 소녀입니다. 그녀는 교과 과정의 일환으로 콜센터에 실습을 나가게 되고, 처음에는 설레는 마음으로 출근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소희는 고객들의 폭언, 관리자들의 무관심, 그리고 실적 압박이라는 현실 앞에 점점 무너져 갑니다. 하루하루가 고통이고, 구조적인 방치 속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보입니다. 이 장면들을 보며 저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무거운 질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나는 내 아이가 사회로 나갈 준비를 제대로 시켜주고 있는가?' 그리고 '혹시 나도, 누군가의 아이가 아파할 때 외면했던 어른은 아니었는가?' 하는 반성과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40대 초반, 자녀가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이 되는 시기입니다. 진로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고, 사회를 어떻게 보여줘야 할지 부모로서 고민이 깊어집니다. '다음 소희'는 그 시점에 있는 부모들에게 꼭 필요한 영화입니다. 단순한 공감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이해와, 부모로서 해줘야 할 일을 생각하게 만드는 소중한 계기가 되어줍니다.

 

실습이라는 이름 아래 방치된 아이들

 

영화 '다음 소희'는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으며, 그 점에서 더욱 무게감 있게 다가옵니다. 이 영화가 다루는 핵심 문제는 특성화고 실습생들의 현실입니다. 이들은 학생이면서도 현장에서 노동자로 취급되며, 제대로 된 법적 보호나 감정적 케어를 받지 못합니다. 실제로 많은 실습생들이 영화 속 소희처럼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콜센터라는 공간은 영화에서 단지 배경이 아니라, 감정노동의 상징이자 현대 사회의 축소판처럼 그려집니다. 고객 응대를 잘못하면 실적이 떨어지고, 실적이 떨어지면 해고의 압박을 받습니다. 어른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이 구조 속에 10대 아이들이 던져지는 현실은 충격적입니다. 그리고 더욱 안타까운 건, 학교와 기업, 행정 기관 모두가 그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부모로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취업을 선택할 경우, 우리는 대학을 보내는 것보다 덜 걱정하게 됩니다. '일찍 사회 경험을 쌓겠구나', '그래도 기술을 배우니 다행이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습이라는 제도가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아이를 사회로 보내기 전에, 어른들이 만든 시스템은 과연 안전한가요?'라는 질문입니다. 보호 장치 없는 실습, 성과만을 강요하는 구조, 학생이면서도 노동자인 이 아이들은 지금도 어딘가에서 버텨내고 있습니다. 부모가 나서서 관심을 갖고, 제도 개선을 요구해야 할 때입니다.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할까?

 

'다음 소희'의 후반부는 형사 유진(배두나 분)의 시선을 따라갑니다. 유진은 사건을 조사하면서도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기력감에 빠집니다. 그는 분노하고, 슬퍼하고, 싸우지만, 결국 시스템의 벽 앞에서 좌절하게 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녀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비록 결과를 바꾸지는 못했지만, '다음 소희들'을 위해 무엇이 문제인지 세상에 알리고자 했습니다. 이 지점에서 저는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어른으로서, 부모로서, 나 또한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그냥 아이를 보호하는 것을 넘어서, 더 나아가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어른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40대가 되면, 어느 정도 삶이 안정되고, 자녀 교육에 중심을 두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말합니다. 우리의 역할은 단지 가정 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살아갈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데까지 확장되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아이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적 구조, 그리고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부모 한 사람의 힘이 작아 보일 수 있지만, 그 힘들이 모일 때 세상은 분명히 변할 수 있습니다. 저는 영화관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아이에게 좀 더 따뜻한 말을 해주고, 아이가 꿈을 이야기할 때 더 진지하게 들어주자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어른들끼리 모이는 자리에서라도 이런 문제들을 이야기해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의 상처가 비극이 되지 않도록, 다음 소희가 나오지 않도록, 지금 우리가 행동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