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420 [애자] 서툰 마음 이해, 당연함의 숨겨진 소중함, 살아내는 용기 서툰 마음을 이해하게 된 시간 영화 '애자'는 2009년에 개봉된 작품으로, 처음에는 그저 철없고 독립적인 딸과 지긋지긋하게 잔소리를 늘어놓는 엄마의 이야기로만 여겨졌습니다. 당시 저의 나이는 부모님의 간섭을 받는 것이 버겁고, 자유와 독립을 갈망하던 시기였기에, 영화 속 애자가 느꼈던 답답한 마음에 공감은 되었지만, 엄마의 입장에서 바라본 시각은 그다지 깊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영화 속에서 어머니는 자주 애자를 위로하거나 이해하려고 하기보다는, 그녀의 삶을 통제하려는 모습이 강하게 묘사되어 있었고, 그때 당시 저는 그저 애자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마흔을 넘기고 나서, 다시 영화를 봤을 때는 전혀 다른 의미가 다가왔습니다. 이제는 부모님의 마음이 얼마나 깊고 애틋한지를 .. 2025. 5. 6. [결백] 다시 바라본 편견과 선입견, 용기와 책임, 우리를 지키는 것 '결백'을 통해 다시 바라본 편견과 선입견의 그림자 40대를 살아오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점점 부드러워진다는 사실입니다. 젊은 시절에는 '옳은 것'과 '그른 것'을 명확하게 구분 지으려 했습니다. 마치 세상에는 정답이 따로 존재하는 것처럼, 틀림없이 맞는 것과 틀린 것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인생을 살아가면서 점차 알게 되었습니다. 진실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때로는 우리가 가진 편견과 선입견이 진실을 가리기도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영화 '결백'은 이 오래된 깨달음을 다시금 상기시켜 준 작품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표면적으로는 단순한 살인사건을 다루는 것처럼 보입니다.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이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고, 마을 사람들은 그녀를 향해 의심과 냉대.. 2025. 5. 6. [이층의 악당] 무관심의 그림자, 무심한 일상이 부른 틈, 관계를 지키는 방법 무관심의 그림자 40대가 되면서, 저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새로운 감정을 자주 느끼게 되었습니다. 가족, 오랜 친구들, 매일 얼굴을 마주하는 직장 동료들. 이들은 늘 곁에 있으니, 굳이 애쓰지 않아도 변함없이 내 옆에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 빠지곤 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보다, 그냥 '함께 있음' 자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된 것입니다. 그런 저에게 영화 '이층의 악당'은 강렬한 경고를 던졌습니다. 이 영화는 한 남자가 어느 가족이 사는 집에 몰래 들어와 오랫동안 그들과 함께 생활한다는 기묘하고도 섬뜩한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다소 비현실적이고 극단적인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영화가 진행될수록 저는 점점 숨이 막히는 듯한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충.. 2025. 5. 5. [초능력자] 나도 갖고 있을까, 능력의 책임과 그 무게, 진정성이 담긴 힘 초능력, 나도 갖고 있을까? 영화 '초능력자'는 평범한 남자가 예기치 않게 초능력을 얻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영화의 주인공은 자신이 가진 초능력을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에 사로잡히지만, 능력이 가져오는 부담과 그로 인한 갈등 속에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초능력이라는 비현실적인 요소를 통해 사람들에게 능력의 진정성과 그것이 가져오는 책임에 대해 묻고 있습니다. 처음 영화를 보았을 때는 초능력이라는 소재가 너무 비현실적이라서 어떻게 사람들의 일상에 적용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지만, 40대 여성의 시각에서 본 이 영화는 생각보다 더 우리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이 처음 초능력을 얻었을 때, 그는 자신의 능력을 통해 큰.. 2025. 5. 5. [글러브] 진정한 가치,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 자신을 돌아보는 순간 인생에서 찾을 수 있는 진정한 가치 영화 '글러브'는 2011년에 개봉한 작품으로, 한때 유망했던 야구 선수가 시골의 특수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야구를 하며 인생을 재발견하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인 최형우(정재영 분) 선수는 한때 야구계의 스타였으나,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고 자만에 빠져 결국 인생의 내리막길을 걷게 됩니다. 실업 야구팀으로 강제로 보내지게 된 그는, 과거의 실수와 부끄러운 기억들을 안고 살아가야 했습니다. 그런데 예기치 않게 그가 겪게 된 전환점은 특수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야구를 하면서 시작됩니다. 처음 영화의 줄거리를 들었을 때, 저는 단순히 스포츠 드라마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그 안에서 전해주는 메시지는 생각보다 더 깊고 강렬했습니다. 흔히 사람들은 큰 성공을 꿈.. 2025. 5. 4. [밀양] 다시 꺼내본, 용서하지 못하는 자신, 상처와 함께 다시 꺼내본 '밀양' 20대였던 그때는 '밀양'이 낯설었습니다. 아들의 죽음, 신을 향한 분노, 세상과의 단절 같은 것들은 그저 먼 이야기처럼만 느껴졌습니다. 누군가의 아픔에 대해 상상은 할 수 있었지만, 그 깊이를 진정으로 이해하지는 못했습니다. 삶은 여전히 반짝였고, 세상은 노력하면 보답해 줄 것이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40대가 된 지금, 삶의 크고 작은 상처를 하나둘 몸에 새긴 뒤 다시 본 '밀양'은 전혀 다른 영화로 다가왔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아픔을 겪는 한 여인의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밀양'은 우리 모두가 언젠가는 마주해야 할 삶의 얼굴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어디에도 설명할 길 없는 고통과, 아무리 버텨도 사라지지 않는 상처를 끌어안고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숙명을 조용히, 그러나 강렬하게.. 2025. 5. 4. 이전 1 ··· 31 32 33 34 35 36 37 ··· 7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