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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잊히지 않는 울림, 가족을 향한 그리움, 음악으로 되살아난 역사 잊히지 않는 울림, 그날의 영웅을 마주하다 영화 '영웅(2022)'은 우리가 교과서나 역사 다큐멘터리에서 접했던 '안중근 의사'라는 위인을 보다 인간적이고 따뜻한 시선으로 조명한 작품입니다. 기존의 전기적이고 딱딱한 묘사가 아닌, 그가 겪었을 감정과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낸 점이 이 영화를 특별하게 만듭니다. 뮤지컬 영화라는 형식 또한 그러한 감정을 더욱 입체적으로 표현해 주며, 관객으로 하여금 역사 속 인물을 가슴으로 느끼게 만듭니다. 저는 40대 초반의 두 아이를 둔 엄마이자 아내입니다. 가족을 위해 매일을 살아가는 평범한 여성으로서, 이 영화를 보고 느낀 감정은 단순한 역사적 감동을 넘어 삶의 본질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졌습니다. 안중근 의사의 선택, 즉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쳤다는 사실은 단지 위대한.. 2025. 7. 30.
[라디오 스타] 그 시절의 별, 우리도 누군가의 민수입니다, 조용히 흘러가는 라디오처럼 잊혀졌지만 잊을 수 없는 그 시절의 별 2006년에 개봉한 영화 '라디오 스타'는 화려했던 과거와 잊힌 현재, 그리고 그 틈 사이에서 다시 피어나는 관계와 인생의 의미를 이야기합니다. 영화의 시작은 한때 전국을 뒤흔든 록스타 '최곤'(박중훈)의 추락으로 열립니다. '비와 당신'이라는 곡으로 전성기를 누렸던 그는 이제 클럽을 전전하며 소란을 피우는, 과거의 영광만을 붙들고 사는 인물입니다. 저는 '라디오 스타' 영화를 20대에 처음 봤고, 이제는 40대 초반의 기혼 여성이 되어 다시 보았습니다. 그 시절에는 몰랐던 것들이 이제는 보입니다. 젊었을 땐 최곤의 무모함에 짜증이 났고, 박민수의 희생이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압니다. 누군가의 전성기를 함께했고, 그 후의 몰락도 함께 감당해야 하는 관.. 2025. 7. 30.
[늑대소년] 기억 속 어딘가, 침묵이 전하는 사랑, 잊히지 않는 기다림 기억 속 어딘가에 머물고 있는 감정의 풍경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며 살아온 지난 십여 년의 시간은 숨 가쁘게 지나갔습니다. 출산과 육아, 맞벌이의 피로, 그리고 점점 사라지는 '나'라는 이름. 어느 날 문득, "내가 좋아하던 건 뭐였지?"라는 질문이 마음을 건드렸습니다. 그렇게 우연히 마주한 영화 '늑대소년'. 2012년 개봉 당시에는 그저 감성적인 청춘 영화라 여겼습니다. 하지만 마흔 즈음 된 지금, 다시 보게 된 이 영화는 완전히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아름다움, 순수함,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그리움의 감정이 마치 한동안 잊고 살았던 내 감정을 다시 불러내는 듯했습니다. 영화 '늑대소년'은 요양 차 시골로 내려온 순이(박보영)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야생 소년(송중기)을 만나면서 시작됩니다. 무서움과 호.. 2025. 7. 29.
[모비딕] 혼란의 기류, 연대의 온기, 고요하지만 단단한 시선 조용한 삶에 불시처럼 찾아온 혼란의 기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렇게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자연스레 안전함과 익숙함을 가장 우선시하게 됩니다. 무탈하게 하루가 지나가고, 아침에 눈을 뜨면 아이들이 옆에서 자고 있고, 남편이 출근 준비를 하는 모습이 더없이 감사하게 느껴지는 시기입니다. 그런 저에게 영화 '모비딕'은 낯설면서도 깊은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 중심에 선 한 기자의 불편한 진실 추적기가 평범한 제 일상에 조용하지만 선명한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영화의 시작은 느릿하게, 그러나 묵직하게 전개됩니다. 고속도로에서 일어난 의문의 폭발 사건. 그저 교통사고로 치부될 수 있었던 일이 한 장의 문서로 인해 커다란 음.. 2025. 7. 29.
[모던보이] 1930년대 경성, 고요한 절망 속 피어난, 그녀의 이름 1930년대 경성에서 피어난 감정의 기억 2008년 개봉한 한국 영화 '모던보이'는 일제강점기라는 무거운 시대적 배경 위에, 한 남자의 혼란스러운 사랑과 한 여자의 묵직한 신념을 아련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처음 이 영화를 본 것은 아이를 재우고 혼자 조용한 거실에 앉아있던 어느 밤이었습니다. 리모컨을 손에 쥐고 무심코 시작한 영화였지만, 어느 순간 마음 깊은 곳에서 저릿한 감정이 일렁이기 시작했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 이해명(박해일 분)은 겉보기엔 완벽한 남자입니다. 조선총독부의 엘리트 검사이자, 세련된 외모와 유머 감각까지 갖춘 당대의 '모던보이'입니다. 하지만 그의 내면은 공허함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부모 없이 자라나며 마음 둘 곳이 없었고, 시대의 부조리 속에서도 무언가를 지키려는 용기 없이 현.. 2025. 7. 28.
[도가니] 아이들이 보낸 신호, 잊히지 않는 그 눈빛, 외면하지 않겠습니다 그날, 아이들이 보낸 신호 영화 '도가니'는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을 짓누르는 고요한 절규로 가득합니다. 관객에게 무언가를 강요하지 않지만, 오히려 그 절제된 연출이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특히 엄마로서 이 영화를 접한 저는, 사건의 진실보다 더 무서웠던 것이 그 침묵 속에 외면당한 아이들의 존재였습니다. 그들은 분명 신호를 보냈고, 구조를 요청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른들은 듣지 않았고, 그 침묵은 결국 오래된 상처가 되어 버렸습니다. 영화 '도가니'를 처음 봤을 때 제 아이는 초등학생이었습니다. 한창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친구들과 부대끼며 자존감을 키워갈 나이였죠. 그런 아이가 누군가에 의해 무참히 짓밟혔을 때, 과연 저는 제대로 알아차릴 수 있을까요? 도가니는 단순한 사회 고발 영화가 아닙니다... 2025. 7.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