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창가의 토토] 나를 돌아보다, 자유로운 환경,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힘

by dall0 2025. 5. 29.

[창가의 토토] 나를 돌아보다, 자유로운 환경,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힘
[창가의 토토] 나를 돌아보다, 자유로운 환경,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힘

 

 

아이의 눈으로 나를 돌아보다

 

2023년 개봉한 영화 '창가의 토토'는 일본의 국민 배우이자 작가인 구로야나기 테츠코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원작인 '창가의 토토'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랑받아온 베스트셀러로, 1940년대 전쟁 전후 혼란스러운 시기를 배경으로 어린 소녀 토토가 특이한 대안학교에 다니며 겪는 성장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는 그 원작의 따뜻한 감성과 진실함을 섬세하게 담아내며, 단순한 아동 성장 드라마를 넘어 인간 본성과 교육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보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흔히 볼 수 있는 '감동 실화'라는 문구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아이의 본성은 길들여지는 것이 아닌, 꽃 피워지는 것이다"라는 문장에 깊이 이끌렸습니다. 그 문장은 단지 영화의 슬로건이 아니라, 지금의 제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강한 울림이었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로서, 중년을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그리고 한 사람의 사회 구성원으로서 '배움과 성장'이라는 단어는 여전히 제 삶에서 중심을 이루는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일도, 스스로를 단련해 가는 일도 결국은 '있는 그대로의 가능성을 어떻게 꽃 피우느냐'의 문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영화 '창가의 토토'를 보는 내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깊이 제 마음을 사로잡은 인물은 주인공 토토였습니다. 학교에서 산만하다는 이유로 쫓겨나고, 질문이 많다고 선생님에게 혼나던 토토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어린 시절의 저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저 역시 하고 싶은 말이 많았고, 눈에 보이는 것들에 대해 이유를 묻고 생각을 나누는 걸 좋아했던 아이였습니다. 그러나 당시의 학교나 사회는 그런 저를 반기지 않았습니다. 교실이라는 틀 안에서는 다름이 곧 문제로 간주되었고, "조용히 해"라는 말은 저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조용히 눌러버리기 일쑤였습니다. 저는 조용해졌고, 대신 마음속에서는 수많은 질문들이 굳어갔습니다. 아마도 많은 어른들이 어린 시절 비슷한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자유롭게 말하고 질문하고 표현하고 싶었던 마음이 '질서와 규율'이라는 이름 아래 어느새 눌려지고 사라졌던 경험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창가의 토토'는 단순히 한 아이의 성장기를 담은 영화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잊고 지낸 자아, 길들여지기 전의 순수했던 감정과 호기심, 가능성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일종의 거울입니다. 영화 속에서 토토를 따뜻하게 품어주는 '도모에 학원'의 교장 선생님과 선생님들은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스스로 자라나게 하는 교육 철학을 실천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어떤 사회를 만들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로 이어집니다. 영화 '창가의 토토'를 통해 저는 '교육'이란 단어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교육은 단지 지식을 주입하거나 규율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를 이해하고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는 것. 어쩌면 그것은 아이뿐만 아니라 우리 어른들에게도 필요한 태도일 것입니다. 변화무쌍한 시대 속에서 여전히 배우고 성장하고자 하는 우리 모두에게, '창가의 토토'는 잠시 멈추어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자유로운 환경이 길러낸 가능성

 

토토가 새롭게 다니게 된 '도모에 학교'는 전통적인 교육의 틀을 완전히 깨는 곳입니다. 일반적인 학교처럼 교실이 조용하고 교사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이곳에서는 아이들의 자율성과 개성을 최우선으로 존중합니다. 교장 선생님은 아이들의 말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고, 학생 개개인의 관심사에 따라 배움의 방향을 이끌어 줍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이들이 배움 속에서 즐거움을 느끼도록 하는 것입니다. 영화 '창가의 토토'에서 토토가 처음 도모에에 입학했을 때, 교장 선생님이 "네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해도 좋다"라고 말하는 장면은 저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그 말은 단순한 환영의 인사를 넘어, 아이의 존재 자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하겠다는 선언처럼 느껴졌습니다. 어른이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고, 때로는 교육 시스템 안에서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저는 이 장면을 통해 진정한 교육이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틀에 맞는 아이를 이상적인 모델로 생각하곤 합니다. 조용히 앉아 수업을 듣고,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고, 규칙을 잘 따르는 아이. 이런 아이들이 사회에서 바람직한 아이로 여겨지죠. 그러나 영화 속 도모에 학교는 이러한 기준을 근본부터 전복합니다. 질문이 많고, 산만하게 움직이며 배우고, 엉뚱한 상상을 하는 아이들조차도 이 학교에서는 소중한 존재로 대우받습니다. 교사는 아이의 행동을 제지하거나 고치려 하지 않고, 그 아이가 가진 본연의 성향을 존중하며 교육의 방향을 함께 찾아갑니다. 그 모습은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교육 현실과는 사뭇 다릅니다. 현재의 교육 제도는 여전히 획일적인 기준에 따라 학생들을 평가하고, 줄 세우며, 정해진 정답을 외우는 것을 학습의 주요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물론 기초 학습 능력이나 규율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 안에서 아이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이 제대로 존중받지 못하는 현실은 안타깝기만 합니다. 아이는 물론이고 어른인 우리 역시 각자의 방식으로 배우고 성장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사회적으로 정해진 기준에 스스로를 맞추기 위해 애쓰며, '나답게 살아간다'는 본질을 종종 잊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요? 토토는 도모에 학교에서 진정한 자아를 발견해 나갑니다. 자연과 가까운 환경, 다양한 체험 활동,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 안에서 토토는 점점 생기를 되찾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데 두려움을 느끼지 않게 됩니다. 그 모습을 보며 저 역시 제 인생에서 '도모에'와 같은 공간이나 사람들을 떠올려보게 되었습니다. 저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고, 실수했다고 꾸짖기보다는 그것을 배움의 기회로 삼게 도와준 사람들 말입니다. 그런 환경 안에서 저는 훨씬 더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사고할 수 있었고, 그 경험이 지금의 저를 만드는 데 얼마나 큰 영향을 주었는지를 다시금 느꼈습니다. 결국 '창가의 토토'는 우리에게 말합니다. 배움이란 정답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며 스스로 사고할 수 있도록 돕는 여정이라는 것을요. 교육은 단지 지식을 주입하는 과정이 아니라, 아이가 자신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실패 속에서도 자신을 믿을 수 있도록 이끄는 따뜻한 손길이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 교육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도모에', 그리고 그런 교육을 꿈꾸는 어른들의 진지한 성찰이 아닐까요?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힘

 

영화 '창가의 토토' 마지막 장면에서, 토토는 도모에 학교의 문을 떠나며 교장 선생님과 마지막 인사를 나눕니다. 짧지만 깊은 울림이 있는 인사 속에는 교장 선생님의 따뜻한 사랑과 깊은 신뢰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끝까지 존중을 잃지 않는 어른의 모습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습니다. 그 장면을 바라보며 저는 문득 제 아이들이 언젠가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에서 어떤 선생님을 만나게 되기를 바라는지, 그리고 저는 과연 그런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게 되었습니다. 교육이라는 것은 단지 무언가를 가르치는 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걸 영화는 끊임없이 말하고 있었습니다. 토토는 일반 학교에서는 문제아로 낙인찍히고 이해받지 못하는 아이였지만, 도모에 학교에서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자신의 방식대로 세상을 바라보고 질문하며 실수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한 교육 환경 속에서 아이는 점차 자신감을 회복하고, 자신만의 색깔을 잃지 않은 채 성장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창가의 토토'는 단순히 감동적인 실화를 다룬 영화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일상에서 너무도 쉽게 간과하거나 잊고 지내는 본질적인 가치들 개성, 호기심, 자율성, 그리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작품입니다. 각기 다른 아이들의 개성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실패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교장 선생님의 모습은 어른이란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특히 중년의 삶을 살아가며 어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매일 되묻는 저에게, 이 영화는 한 줄기 따뜻한 위로이자 동시에 강한 자극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자주, 나이가 들수록 유연함을 잃고, 실수를 두려워하게 됩니다. 그러나 영화는 말합니다. 우리는 언제든 변할 수 있고, 배울 수 있으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존재라고. 단, 우리가 그런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옆에서 "너는 지금 그대로도 충분히 괜찮다"라고 말해주는 단 한 사람만 있어도 된다고. 마지막으로 이 영화를 통해 제가 얻은 가장 큰 메시지는 이것입니다.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것' 그것은 단순한 배려를 넘어선, 깊은 사랑의 형태이며 동시에 가장 순수한 교육의 시작이라는 점입니다. 우리는 모두 그런 사랑을 통해 성장해 왔고, 이제는 그런 사랑을 건넬 수 있는 어른이 되어야 할 차례인지도 모릅니다. 결국 진정한 어른이 된다는 것은, 누군가의 가능성을 믿고, 그 존재 자체를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는 용기를 가지는 것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