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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번째 엄마] 아이들과 함께, 엄마의 입장에서, 영화가 남긴 진한 여운

by dall0 2025. 7. 12.

[열한번째 엄마] 아이들과 함께, 엄마의 입장에서, 영화가 남긴 진한 여운

 

1. 아이들과 함께 보기 좋은 영화일까?

 

주말이면 늘 고민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를 고르는 일입니다. 초등학교 4학년 아들과 아직 일곱 살인 딸을 데리고 극장에 가는 것도 부담스럽고, OTT로 무언가를 고르자니 어린이 취향에만 맞춘 콘텐츠는 어른으로서 몰입하기 어렵고, 반대로 너무 무거운 주제의 영화는 아이들에게 부담이 될까 망설여지기도 합니다. 그런 고민을 하던 중 문득 예전에 감명 깊게 보았던 한국 영화, '열한번째 엄마'가 떠올랐습니다. 이 작품은 2007년에 개봉한 영화로,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살아가는 한 소년이 여러 명의 새엄마를 겪으며 성장해 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특히 이 작품은 감정적으로 깊이가 있어 어른들에게는 큰 울림을 주고, 아이들에게도 삶의 다양한 모습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영화의 시작은 다소 무거운 분위기입니다. 주인공인 상훈은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생계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소년입니다. 열한 번째로 등장한 새엄마는 처음에는 상훈에게 전혀 관심을 주지 않는 차가운 인물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두 사람 사이에는 예상치 못한 감정의 교류가 생겨납니다. 아이들과 함께 보기엔 조금 버거운 내용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아이들이 집중하며 주인공의 감정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며 안심이 되었습니다. 딸아이는 몇몇 장면에서 이해가 안 갔는지 "왜 저 언니가 화났어?", "이제 저 아줌마는 엄마야?" 하고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 주며 영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 대화가 오갔습니다. 이런 시간을 통해 저는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밝고 유쾌한 영화가 아닌, 감정의 진폭이 있는 영화를 아이들과 함께 보며 감정을 나누고,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말입니다. '열한번째 엄마'는 그런 점에서, 가족과 함께 볼 수 있는 매우 특별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2. 엄마의 입장에서 공감하게 된 인물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은 인물은 역시 열한 번째 새엄마로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처음에는 철저히 이기적이고 냉소적인 모습으로 등장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소년에게 마음을 열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보여주는 미묘한 감정 변화는 배우 김혜수의 뛰어난 연기력과 더불어, '엄마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저는 40대 초반의 기혼 여성으로서, 두 아이의 엄마로 살고 있습니다. 언제나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지만, 때로는 지치고 화도 내게 되고, 내가 정말 좋은 엄마인가 고민할 때도 많습니다. 영화 속 새엄마가 처음에는 상훈을 모른 척하고 자기 삶만 중요시하는 모습에 화가 났지만, 어느 순간 그녀의 외로움과 상처를 느낄 수 있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그녀의 변화가 더 크게 와닿았습니다. 특히 상훈이 점차 그녀를 믿고 마음을 열기 시작할 때, 그리고 새엄마 역시 상훈을 보호하려는 본능적인 모습을 드러낼 때는 눈물이 났습니다. 피로 이어진 관계가 아니더라도 진심이 담긴 관심과 정성은 가족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제 아이들도 상훈과 새엄마의 감정을 따라가며 여러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아들은 "엄마, 저 여자 나중에 착해졌지?"라고 물었고, 딸아이는 "그 언니랑 살면 안 무서울 것 같아"라고 말했습니다. 아이들의 순수한 반응 속에서 이 영화가 단순한 드라마가 아니라 정서를 자극하고 성장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떤 엄마도 완벽할 수 없습니다. 저 역시 매일의 육아 속에서 반성하고, 다시 다짐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열한번째 엄마'는 그런 엄마들에게 스스로를 너무 몰아붙이지 말라는 위로를 건네주는 영화입니다. 아이들과의 관계, 엄마로서의 역할, 가족의 진짜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3. 영화가 남긴 진한 여운, 그리고 가족과의 새로운 시작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우리는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진짜 가족은 뭐라고 생각해?"라는 제 질문에 아들은 잠시 생각하더니 "같이 밥 먹고, 같이 자는 사람"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딸아이는 '매일 안아주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 대답에 저는 괜히 울컥해졌습니다. '열한번째 엄마'는 단순한 가족 드라마가 아닙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사랑과 믿음이 무엇인지를 말해주는 영화입니다. 그 안에서 저희 가족은 '지금 이 순간 함께 있음'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특히나 요즘같이 각자 바쁘게 살아가는 시대에 가족 간의 정서적인 교류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저 역시 아이들에게 "엄마는 바빠서 나중에 얘기하자"는 말을 너무 쉽게 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영화 관람을 계기로 주말마다 가족 영화의 날을 정하고, 영화를 보고 난 뒤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갖기로 하였습니다. 이런 작은 실천이 우리 가족에게 큰 변화를 가져오리라 믿습니다. 아이들은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고, 남편도 영화에서 다뤄지는 인간관계와 감정에 대해 함께 대화하는 시간이 좋다고 했습니다. 저 또한 가족 간의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열한번째 엄마'는 상처 입은 두 사람이 서로를 통해 치유되는 과정을 보여주며, 사랑은 피보다 진한 감정이라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이 영화는 비단 한 소년과 새엄마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가족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가족의 의미, 엄마로서의 삶, 아이들과의 유대감을 다시금 깊게 생각해 보게 만든 이 작품을, 많은 분들께 꼭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자녀를 키우는 부모님이라면, 단 한 번쯤은 꼭 아이들과 함께 이 영화를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그 시간이 가족에게 큰 선물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